먹향에 담긴 계절의 정담(情談),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 권희선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을 다녀왔습니다.

청명한 가을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오는 날, 인사동 골목 안쪽에 자리한 갤러리 라메르 5관을 찾았습니다.
2026년 9월 16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미정(美汀) 권희선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풍경(風景) 정담(情談)〉을 관람하기 위해서입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은은하게 퍼지는 묵향과 화사한 축하 화환들이 반갑게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작가가 오랜 시간 화폭에 묵묵히 쌓아 올렸을 시간과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첫인상이었습니다.
여백과 필선이 빚어낸 사계의 풍경
이번 전시의 백미는 단연 자연의 결을 힘 있는 필선과 담백한 먹빛으로 풀어낸 실경산수화들이었습니다.

전시의 메인 작품인 〈늦가을의 산책〉 앞에 서면, 해거름의 정적이 내려앉은 고요한 돌담길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앙상하지만 굳건한 마른 나뭇가지의 묵직한 필선, 차곡차곡 쌓인 돌담의 질감, 그리고 그 틈에서 은은히 전해지는 대숲의 푸른 숨결이 발길을 붙잡습니다. 번잡한 도심 한복판에서 차분한 쉼과 위로를 건네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작가님은 숲속 그림에 꼭 길을 넣으신답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와 공존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겨울의 정취를 담은 〈겨울의 숨결〉 역시 인상 깊었습니다. 눈 덮인 겨울 숲과 차갑게 흐르는 계곡물, 그 속에 깃든 설원의 적막함이 먹의 농담과 흰 여백의 조화로 맑고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 풍경과 장엄하게 솟아오른 기암절벽, 첩첩산중 운무의 흐름까지. 작가는 자연의 웅장함만을 좇기보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온기와 생명력을 화폭에 정성껏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자연과 교감하는 따뜻한 시선, 화조영모화


산수화의 장중함 사이로 관람객들의 미소를 자아낸 작품은 단연 고양이를 소재로 한 그림들이었습니다.
붉은 매화나무 가지 아래에서 호기심 어린 눈망울로 새를 올려다보는 고양이들의 모습은 이장희 시인의 '봄은 고양이로다' 한 구절과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다정한 시가 됩니다. 또 다른 분홍빛 탐스러운 모란꽃 아래 웅크린 고양이의 형상은 먹의 번짐과 섬세한 세필 묘사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생동감이 넘칩니다.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한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모란은 인문화에서 재복을 상징한답니다. 서양의 해바라기 처럼요 ^&^
전시 정보 안내
* 전시명: 미정 권희선 첫 번째 개인전 〈풍경 風景 정담 情談〉
* 전시 기간: 2026. 9. 16(수) ~ 9. 22(화)
* 전시 장소: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 5관 (2층)
* 관람 포인트: 돌담길과 겨울 숲을 담은 수묵 풍경화, 시와 어우러진 다정한 고양이 그림
먹의 짙고 옅음 속에서 계절의 온기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께 권하고 싶은 전시입니다. 인사동 쌈지길과 골목을 거닐며 들러 묵향 가득한 풍경과 마주해 보시길 권합니다.
작가님은 영월 다녀와서 청령포와 선돌 그림등 몇점 올리셨답니다.
여쭤보면 자상하게 설명해 주십니다. QR코드로 들어가면 자세한 작품 설명도 볼 수 있습니다.




#인사동 #갤러리 #권희선개인전
'갤러리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인사동 갤러리 산책] 제27회 박동국전 《발길 멈추고 보다》 관람기 (1) | 2026.09.17 |
|---|---|
| [인사동 갤러리 산책] 운산 김용기 화백 개인전 <환한 미소,바람결에 춤추다> (0) | 2026.09.11 |
| [인사동 갤러리 산책] 이화섬유예술 관람 (0) | 2026.09.08 |
| [인사동 갤러리 산책] 갤러리 루벤, 양경희 개인전 (9.2 ~ 9.8) (2) | 2026.09.04 |
| [인사동 갤러리 산책] 인사아트프라자, 인사동사람들전 (9.2~9.7) (0) | 2026.09.04 |